농산업에서 ‘축산’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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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6-02-28 14:39 조회 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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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의 성패는 특정 산업을 얼마나 ‘지원하느냐’가 아니라, 모든 산업을 얼마나 ‘공정하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6년 농산업 수출 확대 전략’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부는 수출 목표 38억 달러를 제시하며 농기계·종자·스마트팜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정작 축산과 축산물은 찾기 어렵다. 농정의 균형과 공정한 산업지원이라는 원칙이 흔들리면, 수출 확대는 곧 산업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곰곰이 들여다보면 정부가 제시한 주요 농정 과제나 K-푸드 전략에서도 축산은 온실가스 감축과 각종 규제의 대상으로만 다뤄진다. 수출 전략의 중심은 식물성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차지하고, 축산은 ‘감축해야 할 산업’으로 분류된다. 검역, 위생, 경쟁력 측면에서도 축산과 유제품은 늘 후순위로 밀려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유제품 등 축산물은 세계적으로 교역 규모가 크며, 한 번 시장에 진입하면 장기적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 품목이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 전략에서 축산 관련 언급은 간접 지원 수준에 머문다. 동물용의약품과 스마트축산 기자재 수출이 언젠가 산업 전반에 도움이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만 있을 뿐이다. 환경·복지 규제가 강화될수록 프리미엄 축산물 수출을 통해 생산비 부담을 상쇄할 새로운 발상이 필요한데, 정부의 구상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소외되는 쪽은 축산농가다. 사료비·인건비·환경비용 상승에 외국산 축산물 유입까지 겹쳐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의 수출 전략은 축산을 성장의 기회 영역에서 제외했다. 각종 규제와 비용을 감내하는 주체이면서도 수출과 미래 산업 논의에서는 이름조차 불리지 못한다. “농가소득을 높인다”는 수출 확대의 명분에 과연 축산농가가 포함됐는지 의문이다.
축산은 결코 수출 전략의 ‘문제 부문’이 아니다. 오히려 전략적 재배치가 필요한 핵심 산업이다. 축산물과 유제품을 K-푸드 전략의 명확한 축으로 편입하고, 주요 수출국·유망 품목·브랜드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탄소중립과 동물복지 규제를 프리미엄 축산 브랜드의 가치 요소로 재해석해 인증, 검역, 마케팅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체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동물용의약품과 스마트축산 기자재 수출이 한국형 축산 패키지와 연계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물론 축산은 다루기 까다로운 분야다. 그러나 전략에서 배제한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축산을 수출 전략의 전면에 세우면 환경·복지·탄소 문제의 현실적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축산을 줄여야 할 산업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도 책임 있게 전환할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음 수출 전략 개편에서는 축산이 첫 장을 장식하길 바란다. 그때야 비로소 농정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다.
출처 : 축산경제신문(https://www.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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