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생산환경연구실(LEL)

Graduate school of Livestock environment

정부 친환경 교재서 축산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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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6-01-30 17:53 조회 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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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제작된 친환경농업 교육교재가 환경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축산업과 육류 소비를 서술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제기됐다. 교재는 직접적인 부정 표현을 사용하진 않지만, 소재 선택과 서사 배치, 정보 제공 범위 설정을 통해 농업을 경종 중심 구조로 단순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친환경 농업의 개념이 작물 중심 친환경성으로 협소화되면서, 친환경 축산과 경축순환농업, 자원순환 구조, 탄소 감축 노력 등 축산 분야의 환경 기여 요소가 교육 내용에서 구조적으로 빠졌다는 분석이다.

# 육식 = 부정 정서 프레임 = 교재 9단원 ‘친환경 음식의 비밀’(71~72쪽) 도입부에서는 식탁 앞 아이와 꿀벌의 대화를 통해 식생활 장면이 묘사된다. 아이는 고기반찬만 골라 먹으며 투정을 부리고, 꿀벌은 이를 보고 슬퍼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장면에서 고기는 편식과 탐욕, 미성숙의 상징으로 설정되고, 채소는 자연과 보호의 대상으로 대비된다.<관련 가락골 10면>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편식 지도 차원을 넘어 육류 섭취 자체를 자연을 슬프게 하는 행위로 정서화하는 서사 구조라고 분석한다. 성장기 아동에게 필수적인 단백질과 미량 영양소 공급원으로서 육류의 영양학적 가치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 농산물은 영웅, 축산은 공백 =  73~76쪽에서는 쌀·오이·깻잎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영웅 서사로 묘사한다. 비바람을 견딘 쌀, 상처를 이겨낸 깻잎, 울퉁불퉁하지만 특별한 오이에는 생명 서사가 부여된다. 반면 같은 식탁 위에 놓인 고기반찬의 생산 과정은 완전히 빠졌다.

축산농가의 사양관리 노동, 질병 관리, 혹서기·혹한기 대응, 가축 복지 노력 등은 교재 어디에서도 서사화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아동 인식 속에서 축산업이 공장식 생산물로 고정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 친환경=채식 공식화 = 13단원 ‘친환경 파티를 준비하자!’(104~105쪽)에서는 밥버거 만들기 활동이 제시되는데, 패티 재료는 두부로만 설정되고 고기는 배제됐다. 친환경 파티라는 설정 아래 식물성 단백질만 선택하면서 친환경 식생활은 곧 채식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구조화됐다는 지적이다.

무항생제축산물, 유기축산물, 동물복지축산물 등 국내 친환경 축산 인증 제도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고기는 본질적으로 친환경적일 수 없는 식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 축산물 제도적 배제 = 11~12단원(86 ~97쪽)의 친환경 인증마크 찾기 활동에서는 유기농·무농약 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만 소개된다. 유기 축산물과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은 빠졌고, 마트 장보기 장면에서도 축산물 코너는 사실상 배제됐다.       

전문가들은 제도적으로 존재하는 친환경 축산 인증체계를 교육 정보에서 삭제함으로써, 축산업을 친환경 시스템 밖의 산업으로 분리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한다.     

# 자원순환 구조 왜곡 = 4단원(30쪽)에서는 퇴비 생성 과정을 풀을 썩혀 만든 거름으로만 설명한다. 가축 분뇨 발효 퇴비와 경축순환농업 구조는 언급되지 않는다. 경축순환 체계에서 가축분뇨는 토양 유기물 공급원이자 토양 미생물 활성과 비옥도 유지의 핵심 자원이다. 그러나 교재는 이 고리를 제거함으로써 축산업을 자원순환의 주체가 아닌 오염원 이미지로 단순화하고 있다.

# 암묵적 책임 전가 = 15단원 ‘우리는 지구 지킴이’(119~121쪽)에서는 폭우와 산불로 고통받는 지구가 친환경 텃밭 관리로 회복되는 서사가 전개된다. 구원 주체는 친환경 경종농업이며, 파괴 주체는 명시되지 않는다.

다만 사회적으로 형성된 ‘축산업=온실가스 주범’ 인식 구조 속에서 물이 더러워지고 흙이 굳었다는 표현은 축산업 책임론으로 쉽게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통계상 농업 부문 온실가스 비중은 국가 전체의 약 3% 내외, 이 중 축산 부문은 약 1.4~1.5% 수준이지만 교재는 과학적 수치 설명 없이 정서적 서사만 강화하고 있다.

# 미래세대 인식 왜곡 우려 = 전문가들은 이러한 서사 구조가 아이들에게 △채식=선, 육식=악 △경종농업=자연, 축산업=오염 △친환경=채식 △지속가능성=축산 축소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도덕관을 형성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교육은 가치 전달 이전에 사실 전달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특정 산업을 은유적으로 타자화하는 서사 구조는 교육 중립성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 교육을 배제 도구로? = 교육·축산업계 전문가들은 “교육은 특정 산업을 배제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상호의존성을 이해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축산업은 먹거리 체계의 핵심 축이자 농촌 생태계의 구성 요소”라고 강조한다. 한 교육 전문가는 “친환경 교육이 곧 채식 교육이 돼서는 안 되며, 생태계는 작물과 가축, 인간이 함께 순환하는 구조라는 점을 정확히 가르치는 것이 진짜 환경교육”이라고 말했다.

축산업계 관계자 역시 “친환경 농업의 미래는 경종과 축산의 분리가 아니라 통합에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도 경축순환과 친환경 축산, 지속가능 소비가 함께 설명돼야 균형 잡힌 교육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친환경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하는 무의식적 프레임 형성이 미래세대의 세계관을 단순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 정책 전반에 대한 구조적 재점검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출처 : 축산경제신문(https://www.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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