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축분뇨 이용 활성화, 실효성 있는 제도적 보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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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6-04-14 17:24 조회 17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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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비료 의존 탈피…지속가능한 경축순환 농업 위한 제도 개선 시급

안희권 교수(충남대학교 동물바이오시스템과학과)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우리 농업은 이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특히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은 국내 농업 현장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료 원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화학비료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정은 고스란히 농가 경영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역설적으로 과거에는 단순히 처리해야 할 폐기물로 여겨졌던 가축분뇨를 귀중한 자원으로 재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제 농업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화학비료 중심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내부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형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가축분뇨를 퇴비와 액비로 자원화하여 농경지에 환원하고, 이를 통해 화학비료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며 환경친화적인 농산물을 생산하는 경축순환 체계의 구축은 시대적으로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축산업 구조개선의 일환으로 가축분뇨 자원순환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정책에 대한 현장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가축분뇨가 우수한 자원적 가치를 지니고 있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미흡할 경우 정책 효과를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렵다.
현재 경종농가는 성분이 균일하고 사용이 편리한 화학비료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나, 가축분 퇴·액비는 품질 신뢰도 부족, 사용상 불편, 악취 문제 등으로 인해 수요가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화학비료 중심의 양분 관리 체계를 가축분뇨 유래 양분을 활용하는 순환형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경종농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가축분퇴비' 명칭 기준 명확화…음식물 혼합 제품 구분 표시해야
가축분뇨 이용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제도 개선 과제는 「비료관리법」상 가축분퇴비의 품질 기준을 명확히 재정비하는 것이다.
현재 비료공정규격에 따르면 가축의 분이 50% 이상만 혼합되어도 '가축분퇴비'라는 명칭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음식물류 폐기물이 다량 포함된 제품까지 동일한 명칭으로 유통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살포 과정에서 악취를 유발하고 토양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가축분퇴비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톱밥 등 수분조절재를 제외하고 가축분만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에 한해 ‘가축분퇴비’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축분과 음식물류 폐기물 등이 혼합된 제품은 ‘가축분혼합퇴비’로 명확히 구분·표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경종농가가 제품의 원료와 특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자신의 농업 환경에 맞는 퇴비를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투명한 소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원료 배합 비율 관리서 성분 중심 체계로…함수율 기준도 현실화를
두 번째로, 가축분퇴비의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원료 표시 중심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성분 중심의 관리체계로 전환하고, 함수율 기준도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제도는 퇴비의 원료 배합 비율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을 뿐, 실제 작물 생육에 중요한 질소(N), 인(P), 칼륨(K) 등의 양분 함량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가축분퇴비의 특성상 성분의 균일성을 완벽하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생산 공정의 품질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면 상당 부분 개선이 가능하다.
아울러 비료로서의 품질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55%로 설정된 가축분퇴비의 함수율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함수율이 40% 이상이면 저장·유통 과정에서 미생물 분해가 지속되어 양분 성분의 변동 가능성이 커지고, 악취 발생과 함께 비료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반면 함수율을 30% 수준으로 낮추면 성분 변화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질소·인·칼륨 성분의 총량도 상대적으로 높아져 보다 안정된 품질의 퇴비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고품질의 규격화된 퇴비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경종농가는 작물별 생육 특성에 맞는 정밀한 시비가 가능해지고 유기농 자재로서의 활용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세 번째로, 가축분뇨 액비는 현행 저농도 중심의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고농도화와 용도별 공급체계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저농도 액비 한계 벗어나 고농도화·용도별 공급체계 다변화 필요
현재 유통되는 액비는 양분 농도가 낮아 화학비료 대체 효과가 제한적이고, 살포 과정에서의 노동력 부담도 커 경종농가의 활용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화학비료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고농도 액비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이에 상응하는 품질 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농가가 액비 사용에 따른 비료비 절감과 작물 생육 개선 효과를 보다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토양 여건이나 작물 특성에 따라 저농도 액비가 요구되는 경우도 있으며, 여과액비 또한 재배 유형과 활용 목적에 따라 충분한 활용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고농도 액비와 저농도 액비는 물론, 여과액비까지 포함하여 용도별 특성에 맞게 구분·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이오가스 혐기소화액, 품질 기준·살포 지침 마련으로 자원화 길 열어야
네 번째로, 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발생하는 혐기소화액의 농경지 환원과 활용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을 시행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양돈장 및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바이오가스 의무 생산 대상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의무 생산 대상 지정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가스화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설·기술·처리 기반 조성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바이오가스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대량 발생하는 혐기소화액의 처리 문제가 상당한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혐기소화 과정에서 유기태 질소는 작물이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암모늄태 질소 형태로 전환되므로, 혐기소화액은 농업적 활용 가치가 높은 비료 자원이다.
해외 주요 농업국에서는 이를 농경지에 환원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혐기소화액에 대한 명확한 비료 품질 기준과 안전한 살포 지침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자원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살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 민원 우려도 활용 확대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혐기소화액비의 품질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고, 악취를 줄일 수 있는 토양 주입식 살포 방식 등의 도입과 보급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술적·제도적 기반이 갖추어진다면 악취 민원을 완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루 100톤 규모의 처리시설 기준으로 연간 약 3억 원에 이르는 혐기소화액 처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혐기소화액을 후속 호기성 액비화 공정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암모니아 저감 비용까지 줄일 수 있어, 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가축분뇨, '폐기물'에서 '핵심 농업자원'으로
결론적으로, 가축분뇨의 적극적인 이용 활성화와 자원화는 단순히 축산농가의 분뇨 처리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위기에 직면한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토양 및 수질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심화라는 불확실한 여건 속에서 화학비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형 경축순환 농업을 구축하는 일은 우리 농업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축분퇴비의 정의와 구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성분 중심의 품질 관리 체계를 마련하며, 고농도 액비 기준 정립과 바이오가스 혐기소화액의 활용 지침 마련 등 앞서 제시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부의 세밀한 정책 지원과 제도 혁신을 통해 가축분뇨가 현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핵심 농업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때, 비로소 우리 농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팜인사이트(http://www.farminsigh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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